전 세계에는 토마토를 던지거나 벌거벗은 채 복을 기원하는, 혹은 아기를 뛰어넘는 등의 기이한 전통 축제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이색 축제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지역의 역사, 문화, 종교, 공동체 정신을 담고 있으며 여행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본 글에서는 스페인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이색 축제 세 곳을 서술형으로 자세히 소개하고, 실제 참가를 위한 정보와 주의사항까지 안내합니다.
낯선 문화가 주는 짜릿한 체험, 세계의 이색 축제를 찾아서
여행을 하다 보면 익숙한 관광 명소와 풍경 외에도 지역 주민의 삶과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축제'는 문화의 정수가 응축된 형태로, 도시나 마을의 정체성을 가장 강렬하게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전 세계에는 단순한 축제 이상의 의미를 가진, 기묘하면서도 독창적인 전통 축제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때로는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 정신, 혹은 종교적 믿음에 기반하며, 외부인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만큼 낯선 풍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세 가지 이색 축제를 중심으로 그 기원과 풍경, 실제 참가 방법까지 정리합니다. 스페인 뷔뇰의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 일본 오카야마의 벌거숭이 축제 ‘하드나흐트’, 그리고 스페인 북부에서 아기를 뛰어넘는 의식으로 알려진 ‘엘 콜라초’가 그것입니다. 이 축제들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서, 지역 주민의 정체성과 신념을 상징하는 문화적 표현입니다. 기묘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들 축제는 수백 년을 이어온 역사와 공동체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왜 이런 풍습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여행을 보다 깊이 있게 만들어 줍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이색 축제 세 가지는 여행자들에게 단 한 번뿐인 인생 경험이자, 문화의 새로운 면모를 마주할 수 있는 색다른 여정이 될 것입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세 가지 이색 축제 이야기
스페인 발렌시아주의 작은 마을 뷔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라 토마티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이색 축제 중 하나입니다. 수천 명의 참가자가 하얀 셔츠와 고글을 착용한 채, 무려 수천 톤의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전쟁처럼 물러섬 없이 한 시간을 즐깁니다. 이 축제는 1945년, 지역 축제 중 시민들 간에 발생한 즉흥적인 음식 싸움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며, 지금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하나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참가를 위해서는 사전에 티켓을 구매해야 하며, 토마토는 안전을 위해 던지기 전 손으로 으깨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축제 후에는 거리 전체가 소방차로 씻겨 나가면서 마을은 다시 평온을 되찾습니다. 반면, 일본 오카야마현에서는 2월 셋째 주 토요일 밤, 수천 명의 남성이 펀도시라 불리는 전통 속옷 하나만 걸친 채 벌거벗은 몸으로 신사의 신성한 막대기를 쟁취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하드나흐트(벌거숭이 축제)’가 열립니다. 500년 넘게 이어져온 이 전통은 운을 상징하는 성물(시니기)을 손에 쥔 자에게 복이 깃든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축제 당일은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서로 밀치고 부딪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그 안에서 일본인의 공동체 문화와 정화 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관광객은 참관은 가능하지만 직접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 등록이 필요하며, 사고 방지를 위한 철저한 통제가 동반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카스트리요 데 무르시아에서는 매년 6월 성체 축일 직후 일요일, ‘엘 콜라초’라는 독특한 전통 축제가 열립니다. 이 의식은 ‘악령’으로 분장한 남성이 길바닥에 눕혀진 생후 1년 미만의 아기들을 뛰어넘는 의식으로, 17세기부터 시작된 카톨릭 전통에 기반을 둡니다. 엘 콜라초는 악령을 쫓고 아이에게 건강과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나, 아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외부인은 아기를 데려와 참여할 수 없고, 오직 지역 주민만이 대상이 되며, 관광객은 현장에서 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위험성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한 시선이 요구되며, 그 자체로 강한 문화적 충격을 안겨주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이색 축제를 마주할 때 가져야 할 태도
세계 곳곳의 기묘하고 독특한 축제들은 단순한 흥미와 이색적인 볼거리 그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때로는 낯설고 충격적이며, 우리의 일상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축제들은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사회 안에서 유지되고, 전승되어 온 문화적 표현이자 의식입니다. 어떤 축제는 공동체의 단결을 상징하고, 어떤 축제는 인간 본성의 발산을 허용하는 통로가 되며, 또 다른 축제는 종교적 신념이나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상징적 행위로 기능합니다. 이색 축제를 마주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그저 ‘신기하다’는 감탄에서 머무르지 않고, 그 기원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왜 이런 방식이 유지되고 있는지, 주민들에게 이 축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면, 그것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진정한 ‘문화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직접 참여하는 경우라면 지역의 규칙과 문화에 대한 존중이 필수이며, 신체적 안전 역시 항상 고려되어야 합니다. 세계에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축제들이 존재합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색 축제는 그 도시나 마을을 훨씬 깊이 이해하게 해주며,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체험으로 남게 됩니다. 다음 여행에서 단순한 명소만이 아닌, 축제가 펼쳐지는 현장을 향해 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그곳에서 만나는 낯선 장면들이 오히려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의 한 장면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