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먹는 음식은 잊히기 쉬워도, 그 나라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는 단순히 맛보는 것을 넘어, 현지 셰프나 가정식 전문가로부터 직접 배우는 쿠킹 클래스가 여행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로컬 식자재 시장 방문부터, 조리, 식사, 레시피 공유까지 입체적인 체험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쿠킹 클래스 여행지를 소개한다.
1. 이탈리아 피렌체 – 토스카나 전통 요리를 배우는 미식 체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단순한 요리 수업이 아닌, 토스카나 문화와 재료 철학까지 함께 배우는 클래스가 많다. 현지 셰프가 직접 운영하는 워크숍에서는 시장(메르카토) 투어로 식재료를 구입하고, 손으로 반죽한 파스타나 리조또, 티라미수 등을 직접 만들어 본다.
대표 프로그램에서는 - 신선한 토마토와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 브루스케타 - 크레마 기반의 라구 파스타 - 젤라또 제조 또는 티라미수 레이어링을 실습하며, 참가자는 조리 과정에서 이탈리아 식재료에 대한 이해와 계절 재료 활용법까지 배운다.
이탈리아 쿠킹 클래스는 대체로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며, 개인당 80~150유로 수준의 참가비가 일반적이다. 영어 가능 강사 위주 클래스 선택이 중요하며, 와인과 함께 수업이 끝나는 경우가 많아 오후 시간대 프로그램이 인기다.
2. 태국 치앙마이 – 시장부터 조리까지, 현지 가정식 완전 정복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 전통 문화의 중심지이자 가정식 태국요리 쿠킹 클래스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치앙마이의 대부분 쿠킹 클래스는 수업 전 현지 재래시장 투어를 포함하며, 레몬그라스, 갈랑가, 코코넛밀크 등 태국 향신료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된다.
주요 메뉴로는 - 팟타이(볶음국수) - 솜땀(파파야 샐러드) - 그린 카레 또는 똠양꿍 이 있으며, 일부 수업은 채식 메뉴 전용 클래스도 운영한다.
수업은 대부분 3~4시간 정도이며, 1인당 800~1,200바트(약 3만~5만 원) 수준으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많은 클래스가 산속 농장 또는 가정집에서 진행되어, 관광지와 다른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요리 초보자도 쉽게 참여 가능하며, 현지 재료 구매법까지 알려줘 실용성과 여행 만족도가 높다.
3. 모로코 마라케시 – 향신료와 손맛의 마법을 체험하다
마라케시는 모로코 음식의 정수가 응축된 도시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쿠킹 클래스 장소 중 하나다. 수업은 전통 리야드(모로코식 저택) 또는 시장 근처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시장(수크) 투어를 포함하는 수업의 경우 - 커민, 코리앤더, 시나몬, 샤프란 등 향신료 고르기 - 도자기 그릇 ‘타진’ 활용법 - 쿠스쿠스, 치킨 타진, 하리라 수프 만들기 등을 직접 배울 수 있으며, 모로코 요리의 향과 조리 방식의 독창성을 경험할 수 있다.
참가비는 보통 40~70달러 수준이며, 프랑스어나 영어로 진행되며 소수 정예 클래스가 대부분이다. 수업 후에는 만든 음식을 함께 식사하며, 로컬 생활을 체험하고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결론
쿠킹 클래스는 여행지에서 음식을 넘어 사람과 문화, 감각의 언어를 배우는 방식이다. 현지인의 조리법을 따라 손으로 재료를 만지고, 그 향을 맡고, 직접 맛보는 과정은 여느 투어나 맛집 탐방보다도 깊은 기억을 남기는 여행 경험이 된다. 단 한 끼를 만들더라도, 그곳의 삶을 이해하고 싶은 이에게 쿠킹 클래스 여행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