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은 자연과 가까워지는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처음 도전하려는 사람에게는 거리, 고도, 준비물, 난이도 등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트레킹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3곳의 루트를 소개한다. 도심 가까운 코스부터 해외 유명지까지, 편안하면서도 자연을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경로로 구성하였다.
1. 서울 둘레길 – 도심 속에서 시작하는 첫걸음
서울에서 트레킹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서울 둘레길은 최고의 선택지다. 총 157km에 달하는 이 길은 서울 외곽을 둘러싸며 21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 초보자에게 가장 적합한 구간은 4코스(수락산~불암산)나 7코스(봉산~앵봉산)이다.
이들 코스는 평균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급격한 오르막 없이 능선과 숲길을 잇는 편안한 경로가 특징이다. 서울 둘레길은 대부분 표지판이 잘 정비돼 있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뛰어나 도심에서 쉽게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다.
특히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어 가을 단풍, 봄 야생화 등을 감상하는 데 적합하며,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 준비물도 간단하다. 편한 운동화, 물 한 병, 작은 간식이면 충분하다. 트레킹 입문자에게 가장 중요한 ‘성공 경험’을 제공해 주는 안전하고 친절한 길이다.
2. 일본 가마쿠라 – 역사와 바다가 어우러진 저강도 코스
도쿄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가마쿠라는 일본 내에서도 트레킹 입문지로 유명하다. 절과 신사, 해안선, 숲길이 연결된 다이부쓰(대불) 하이킹 코스는 왕복 1.5~2시간 정도로 초보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거리다.
출발 지점은 기타가마쿠라역이며, 중간에 대불(고토쿠인), 조동종 사찰, 작은 다도 카페 등을 지나 하세역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대부분 흙길과 돌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 오는 날만 피하면 비교적 안전하다.
가마쿠라 트레킹의 장점은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산속 오솔길과 역사적 장소가 연결돼 있어 걷는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된다. 도보 중간중간에서 바라보는 사가미만의 바다 전망은 또 하나의 보너스다.
이곳은 혼자 또는 두 명이 걷기에 알맞고, 길 찾기 표지와 정비 상태도 양호하다. 트레킹을 하면서 ‘걷기의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은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다.
3. 스위스 루체른 호수길 – 알프스의 관문에서 걷는 평화
해외 트레킹을 꿈꾸는 초보자라면 스위스 루체른의 비츠나우(Vitznau)~베겐(Weggis) 구간을 추천한다. 루체른 호수를 따라 걷는 이 코스는 약 6km로 2시간 내외 소요되며, 고저차가 거의 없어 체력 부담 없이도 알프스 풍경과 호수의 여유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길이다.
산책길처럼 잘 닦인 트레일은 장애물이나 급경사가 거의 없으며, 길가에는 벤치, 정자, 작은 부두들이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맑은 날에는 루체른 호수 위로 필라투스산과 리기산의 전경이 펼쳐져, 마치 엽서 속 풍경을 걷는 듯한 기분을 준다.
중간중간에 있는 마을 카페에서 커피나 따뜻한 간식을 즐길 수도 있으며, 기차나 보트를 이용해 편도만 걷고 돌아올 수 있는 교통 편의성도 뛰어난 루트다. 스위스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 트레킹이 낯선 초보자에게 가장 완벽한 자연 체험형 코스라 할 수 있다.
결론
트레킹은 장비보다 마음가짐과 첫걸음이 더 중요하다. 서울 둘레길처럼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해도 좋고, 가마쿠라나 루체른처럼 문화와 풍경이 어우러진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와 경험을 통해 ‘걷기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제 한 걸음, 자연으로 향해보자.